카운피아 평생교육원에서 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내가 장학생으로 선정 되었다는 내용 이었죠. 믿기지 않았지만 사실이네요. 어제 장학증서를 받고서야 실감이 나더군요.
지난 몇 달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대학 졸업 한지가, 그러니까 93년 졸업 했으니까 21년 만에 다시 강의를 듣고, 토론과제, 퀴즈 과제 기간에 맞춰 제출하고, 레포트 작성하고... 힘들었습니다. 나이 45살에 다시 공부를 하자니 너무 오랜만에 하는 공부라 졸기도 많이 졸았죠. 고2 딸이 있는데, 딸아이에게 핀잔도 많이 들었는데요, 내가 하던 잔소리를 그대로 하더군요. “엄마, 잠 오면 일어나서 잠을 깨야지, 앉아서 잠을 들이고 있으면 어떡해. 그렇게 해서 어쩌려고 그래! 자 일어나서 바깥에 가서 잠 좀 깨고 오시지요!”라구요. 이런 잔소리를 하던 딸에게 장학 증서를 내밀었죠. 당당하게 엄~청 뻐기면서, 엄마가 이런 사람이야, 하면서요. 딸아이도 그제서야 감동하더군요. 그리곤 한마디 더 했습니다. 다음엔 최우수상에 도전!
저는 그냥 강의를 열심히 들었습니다. 교안을 인쇄하고, 학교 다닐 때처럼 빨간 볼펜으로 줄긋고, 형광팬으로 표시 하면서요. 과목마다 중복되는 내용도 많아서 한 과목을 잘 들으면 다른 과목은 저절로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레포트 준비 할 때는 도서관 가서 책 대출해서 참고 하면서 서툰 솜씨로 자판을 두드리며 정말 열심히 했답니다. 첫 시험인 중간고사를 앞두고 긴장감과 불안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교육원에 전화해서 시험 난이도에 대해 물어 보았더니 어렵지 않으니 긴장하지 말고 부담없이 교안에 충실하면 된다며 안심 시켜 주시더군요.
그런 노력이 이런 결과로 나타난 것을 보면서 용기가 생겼습니다. 지금 사회복지 현장실습을 하며 현장에서 접하는 사회복지사는 너무 힘든 일이라 자신감을 잃고 있었는데 이제 그러지 않을 생각입니다. 저와 같이 늦은 나이에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말 사실입니다. 강의 듣고 과제 제출하고 정 없이 할 일만 하다 보니 벌써 한학기가 끝나고 지금은 2학기 강의 듣고 있더라구요. 또, 열심히 하면 됩니다. 노력이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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